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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상품 공모전] 2017 목포전국해양문화관광상품 공모전 도전

취미_HAJA/공모전_ HAJA

by HAJA 2022. 2. 28.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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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공모전 탈락러, 새로운 분야 공모전에 도전해보기

대학생 시절에 공모전에 끊임없이 도전했었다.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공부도 되고, 상금에 대한 행복회로를 돌리는 것에 중독되어 있었다. 아쉽게도 공모전을 통해 상금을 타본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아무래도 실력 탓이 크겠지. 그리고 협업할 사람을 구할 용기가 부족해서 항상 혼자 작업했던 탓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좀 짠내나는데, 그 과정을 거치면서 나름의 성장을 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을까 하며 나를 도닥여본다.

2017년이면 벌써 5년 전의 일인데 왜 지금 올리느냐. 그냥 올려보고 싶었다. 큰 상을 타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거니와, 내 포트폴리오에 넣어도 별로 도움도 안됐었다. 모두들 최우수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이 아니면 눈길도 안주었다. 아쉬운대로 외장하드에 저장해두고, 가끔 생각 날 때 마다 보곤 했는데,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여기다가 올리면 그래도 내가 자주 보기도 할 것이고 누군가가 봐 주지 않을까 하는 관종의 마음으로 올려보고자 한다. 그리고 지금의 눈으로 작품을 다시 보면서 다시 생각해보고 정정해 보기도 하면서 다음 공모전을 대비하는건 어떨까.

이 시기에 나는 수 많은 건축설계 공모전에서 탈락하여 흥미가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공모전에는 계속 도전하고 싶었는데 이 공모전이 눈에 들어온 것이었다. 주로 공예가나 상품디자이너들이 참가할 텐데, 완전 생 초짜였지만 패배감을 환기시키고자 물불 안가리고 참가했다.


공모전 내용

1. 공모전 취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목포시가 후원하는 공모전임
목포의 9경 ‧ 9미 및 지역의 특수성과 상징성을 살린 관광상품을 통해 관광 및 축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상품성이 우수한 해양문화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자 함

2. 공모 대상
- 민·공예품, 공산품, 융·복합상품 등 국내·외 관광객들이 구매할 수 있는 모든 관광 상품
- 공모주제의 특성을 살린 공예품, 문구, 팬시, 생활용품
-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시장성과 대중성이 있는 상품

3. 제출물
① (서식1) 참가신청서 1부
② (서식2) 제품설명 각 8부 (제품사진6컷 포함)
③ (서식3) 제품 상품화계획 각 8부
④ 위의 ①, ②, ③ 데이터 및 상품 사진
상품(양산이 전제된 상품)


가진것은 아이패드 뿐

나에게 공예를 만들만한 재료는 내 손과 아이패드 뿐이었다. 공예는 힘들었다. 할 수 있는 것은 그림그리는 것 뿐이었는데, 그래서 굿즈라는걸 만들어봤다. 요즘은 굿즈라고 해서 전통적인 것도 잘 디자인되서 나오는데, 이 때만 해도 굿즈라는 것이 그렇게 대중화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주제에 관련된 작은 상품들을 만드는 것이 내 최선의 선택이었다.

목포의 9경 9미를 주제로 했지만 나는 9미에만 집중했다. 목포 9미는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 무침, 갈치조림, 병어회·찜, 준치 무침, 아귀탕·찜, 우럭 간국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이 음식들을 아이패드 어플 중 Sketches 라는 어플로 그려보았다. 처음에는 스티커를 만들어 보려고 했는데, '관광상품'으로서는 별로 매력이 없는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손수건을 만드는 것으로 옮겨갔다. 그러다가 여러 개의 접시를 보고서 문득 이걸로 윷놀이 판을 만들면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지 않을까. 실제로 전라남도는 여행을 가서 백반 하나를 먹어도 찬반이 수십가지가 나온다고 하는데 윷놀이 판에 접시를 배치하면 그런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홍어삼합과 민어회
두부조림과 낙지호롱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린 후 psd 파일로 내보내기를 해서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편집을 해 보았다.그림 그리는 데서부터 편집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문제는 실물로 만들어 내는것이었다.

완성한 윷놀이판


생각보다 힘든 목업 제작

1차를 통과했다는 통보를 받으면 2차로 디자인에 대한 실물을 제출해야 했다. 가난한 학생이었는데 한 달 생활비가 30만원이었던 시절에 자그마치 6만원이나 들여서 손수건에 인쇄를 했다. 윷놀이 말은 두꺼운 종이에 직접 인쇄해서 칼로 잘랐고, 윷은 문구점에서 샀다. 그리고 포장 디자인을 하는 것도 목업을 만들어야 했는데, 이것까지는 여력이 없어서 두꺼운 종이에 인쇄해서 직접 박스를 만들었다. 기획서라던가 제품 디자인은 이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아이폰으로 찍어서 제출한 작품 사진
인쇄된 실물 사진


결과는 입선...

어찌저찌 완성을 해서 제출을 했지만, 아쉽게도 결과는 입선이었다. 돈만 오지게 쓰고 남의 잔칫상에 보태주기만 한 것 같은 패배감이 들었다. 그런데 입선을 할 만 한 것이, 굿즈 제작 보다는 공예품에 포커스가 더 맞춰져 있어서 메인 상들을 받은 사람들은 모두 '수공예'를 한 사람들로 이루어 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공모 요강에 수공예품을 높이 평가한다는 항목은 없었지만,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목포시가 후원하는 공모전이라 써 져 있었던 것에서 힌트를 얻었어야 했다. 그래도 완성도 면에서도 많이 뒤떨어지는 듯 하여 그렇게 억울하지는 않다.

왼쪽 : 대상, 오른쪽 : 최우수상 (출처 : 목포시민신문)
최우수상 최우수상 (출처 : 목포시민신문)


5년이 지나고 다시 봤는데, 생각보다 촌스럽거나 실망스럽지 않다. 비슷한 공모전을 몇 개만 더 하면 상을 탈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처음 한 것 치고는 괜찮지 않은가? 다른 입선작들과 비교해도 그닥 나쁘지는 않다.

그밖의 입선작들

항상 아쉬움뿐인 공모전 도전이지만, 그래도 패배감 만으로 가득찼던 그때의 태도와는 약간 다름이 느껴진다. 그 때는 인정받지 못한 내 작품을 다시는 쳐다보기도 싫어서 죄다 부수고 버렸었다. 지금은 오히려 희망이 생긴다. 나는 고작 첫 도전이었겠지만 상을 받은 저 사람들은 수없이 도전을 해 왔을 것이다. 그런 도전을 할 수 있으려면 실패한 자기 자신의 작품을 긍정으로 볼 수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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